일기

전문가에 대해..

모지사바하 2020. 4. 17. 14:02

오늘도 아무말이나 글을 한번 써볼까..

딱히 생각나는것도 없는데.. 그래도 글을 쓰는 이유는 내생각을 머리 밖으로 끄집어내서 뭔가 정형화할 수 있어서 좋기 때문이다.

문장도 엉성하고 내용도 앞뒤가 잘안맞고 재미 없어도 하루하루 쓰다보면 표현력도 좋아지고 필력도 좋아지겠지. 

예전에 김태기형님이 나한테 이런말을 했었지. 글을 매일 두줄 세줄이라도 쓰라고.. 그렇게 글을 1년간 쭉 쓰다보면 글을 안쓴 사람과 하늘과 땅차이로 어마어마한 수준 차이가 날꺼라고.

그때 난 그렇겠구나.. 하고 공감하면서도 그냥 그렇게 흘려들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와닿는 말이다. 

지금의 나는 전문가로써의 삶을 혐오하고 있지만, 전문지식과 더불어 커뮤니케이션능력, 문장력까지 갖추고 있으면 그 사람은 정말 빠르게 높이 올라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기 분야에만 몰두한 나머지 다른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는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남들앞에서 멋있어보이고 그럴듯해 보이고 재밌고 부드러운걸 좋아한다.

이런성질은 어릴때부터 갖고 있는 것이고 특히 남자한테 더 강하게 있는것같다. 뭔가 종족특성이랄까.. 

암튼,, 이런 성질때문에 전문지식에만 몰두하고 딱딱하고 남들앞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안되는 전문가는 그리 높게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전문성이 아주 특출나게 뛰어나다면 얘기는 다르다)

남들앞에서 말도 그럴듯하게 잘하고 적절히 위트있으면서 문장으로 표현도 잘하는 적절한 수준의 전문가가 보다더 선호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전문성은 조금 더 떨어질지 몰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나 흐름, 사업적인 시야가 더 넓을 가능성이 높다.

 

또 전문분야가 대중에 어필할 수 있는 분야냐 아니냐도 무척 중요하다.

나는 프로그래머인데, 프로그래밍 즉 소스코드를 다루는 일은 대중에게 어필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메모장에서 영어로 소스코드를 타이핑 하는 모습, 시스템 로그를 확인하는 모습,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는 모습등은 불특정 다수인 대중이 아무 생각없이 봤을때 지루하거나 무척 재미없게 느껴질 것이다.

 

가구를 제작하는 전문가, 노래를 만드는 작곡/작사가,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라는 전문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나무를 다듬고 자르고 조립하여 가구를 만드는 모습.

노래 가사를 만들어가는 과정. 멜로디를 만들어가는 과정. 다 만들어진 노래를 듣는 과정.

요리 재료를 선별하는 과정. 재료를 다듬고, 조리하고 완성된 요리를 플레이팅하고 맛을 음미하는 과정

이런 과정은 대중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보여질 수 있다. 

이런 전문가는 분명 메리트가 있다. 왜냐하면 혼자서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같이 미디어가 발달된 시대에 유튜브 같은 채널을 통해서 자기PR 을 전세계에 할 수 있다는것은 어마어마한 메리트다.

 

얼마전에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를 두번째 봤다. 한글로 번역하면 '잡을수 있으면 잡아봐'

첫번째 봤을때도 재밌게 봤는데 또 봐도 역시 재밌더군.

17살짜리 남자애가 천재적이고 비상한 머리로 사기를 치면서 큰 돈을 벌고 그 뒤를 쫒는 FBI 를 농락하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머리가 좋을뿐 아니라, 외모도 잘생겼고, 말을 아주 그럴싸하게 잘하며 상대의 심리를 잘 꿰뚫는다.

담도 크고 상황을 보는 시야가 아주 넓다. 거기에 천재적인 두뇌까지 있으니.. 

이 주인공이 만약 머리만 좋았다면 절대 그렇게 쉽게 남을 속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밸런스가 좋아야한다.